영국에서 쓰는 잡담글 : : 쓰고 싶어서 쓰는 진실한 생각들

내사랑 길모어걸스 로리 -*

 
1. 모든 일에는 시간이 걸린다. 너무나 당연한 말인데 우리는 그 잠깐 안되는 좌절의 순간을 견디지 못한다. 특히나 내가 그렇다. 참을성은 적고, 꿈과 야망은 무지막지하게 큰 사람이라 그런가. 내가 생각하는 거대한 야망의 결과물을 향해 가는 조각 조각의 순간들을 견디지 못한다.
 
요즘은 이 사실을 인지하고, 최대한 참을성-인내심을 가지려 의식적으로 노력하는 중이다. 그 예로, 20분 타이머 맞추고 프로그래밍 공부하기! 라던가, 현재의 내모습이 답답해 보일 때에는 과거의 일기장을 보고, 내가 얼마나 발전했는지를 보던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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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2018년, 영국에 홀홀단신, 워홀비자로 와서 처음 한 생각. "아 나 여기서 살아야겠다- 여기가 내 두번째 나라다. 나 여기서 살고 말겠다." 란 생각.  단언컨데, 워홀비자 2년동안 그 생각이 흔들린 적이 단 한번도 없었다. 여기가 내나라고, 내 나라에서 살겠다는 소망에 대해 의심이 들었던 적이 없었다. 되려, 살면 살수록, "왜 이제서야 만난걸까 내 나라! 여기가 내가 평생 뿌리 내리고 살아야 하는 곳이야" 란 생각만 점점 더 짙어졌을 뿐. 
 
한국음식이 너무 그립고 한국시스템이 그리워서 Homesick이 온 순간도 많았다. 하지만 그것조차도 나에게는 잠깐 스쳐지나가는 감기 같은 일들 이었을 뿐, 힘들일을 겪거나 런던에서 외롭고 고된 날들을 보냈어도 나는 단 한번도 영국이라는 나라에 뿌리 내리고 사는 일에 대해 의심을 품치 않았다.
 
그게 참 신기하다 지금와 생각해보면. 왜냐면 나는 당시 이렇다할 기술도 없었기에 취업비자를 노릴 수 있는 것도 아니었고, 배우자비자를 당장 받을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는데 뭘 그렇게 단단하게 믿었는지.... 진짜 믿음이라는 게 이렇게 강력할 수가 있는거구나 란 생각도 들고. 개뿔 하나님이 뭐야, 종교도 시니컬하게 바라보는 난데, 영국 자체에 무슨 근자감인지 말이다.
 
그런데 지금, 개발자가 되겠다는 그 생각에는 하루에도 열두번씩 의심을 한다.
 
영국에 외국인이 평생 살게 되는 일과 개발자가 되는 일 중에 뭐가 더 확률적으로 힘이 들까? 그런 생각을 하면 개발자가 되는 일은 사실 그렇게 달성하기 어려운 일이 아닌데 말이다. 
믿음의 부족일까? 아니면 정녕 내 길이 아닌걸까? 다양한 각도로 생각해보고 풀어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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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최근 한국 책도 많이 읽고 건설적인 글들도 많이 읽다 보니까 생각이 많아진다. 아는 단어, 알고 있는 지식이 많아지다보니 뭐부터 꺼내 써야 할지 모르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래서 정기적인 아웃풋이 중요한거다. 마치 정리정돈 처럼 말이지, 어느정도 집안이 어수선 해지고 옷장이 답답해 졌다 싶으면 싹 다 꺼내서 버릴건 버리고, 가져갈건 가져가고, 정리 해야 하는 것처럼 우리 뇌도 그렇다. 어느정도 지식과 경험이 들어차다보면 그 이후부터는 편집을 잘하는게 훨씬 더 중요하다.
 
더이상의 인풋은 오히려 방을 너저분하게 만들뿐, 내가 현재 가진 것들로 요리조리 잘 써먹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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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요즘은 개발자 공부하는건 기본이고, 내가 현재 가진 능력들을 교집합한 퍼펙트한 Role을 찾고 있는중이다 사실, 개발자 되는 일보다 이쪽이 뭔가 더 확신이 선다.
 
이런식으로 생각해봤다 내가 영어를 아-주 못하는 것도 아니고, 영국에서 일 해본 경험이 없는 것도 아니고, 내가 일머리가 없는 것도 아닌데(한국인의 Work ethic을 무시하지 마라…! ! ) 취업을 아직까지 못한건 분명 외부조건때문인거다 라고말이다. 
하지만 이 외부조건은 내가 어찌 할 수가 없으니, 내가 현재 할 수 있는 베스트 액션은 최대한 자주 나 자신을 Job market에 노출 시키는 수밖에 없다고 말이다.
 
내가 행동을 멈추는 순간이 바로 모든 것을 포기하는 순간이다. 이 ‘포기’ 만 하지 않으면 언젠가는 내가 원하는 걸 얻게 되어있다. 마치 주사위를 굴리는것처럼 말이다. 주사위에 6이 나오게 할 수 있는 방법은 뭘까? 바로 주사위에 6이 나올때까지 계속해서 던지는거다. 주사위를 던지는 행위 자체를 멈추지만 않으면 언젠가는 6을 보게 되있다 (결론: 시간문제인것) 
그런 마음가짐으로 계속 Apply 하고 내가 가진 교집합을 알아줄 회사를 찾아봐야지! 라고 생각하니 취준생이 즐겁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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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우리 인생 그래프도 주식 그래프랑 비슷하다. 하루하루, 최소 몇 주간의 그래프를 볼 때는 변동이 거의 없어 보이지만, 그래프를 확대 시켜서 3년-5년 단위로 그래프를 보면 그래프가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걸 볼 수 있다 (단, 내 인생이 우량주일 경우임 ! ! ) 
 
이걸 내 인생에도 적용시켜 봤다 난 기록덕후니까(ㅎㅎㅎ) 내가 쓴 일기들이 내 그래프다. 내가 1년전, 2년전엔 어떤 상황이었고 어떤 걸 원했고, 어떤모습으로 성장하길 원했나 -봤다. 그랬드니 내가 현재 가진 모습이 딱 내가 과거에 원하던 이상적인 모습이더라. 2018년의 영국에 평생 살꺼야! 라고 외치던 워홀러가 원하던 모습은 현재의 나 인것처럼, , , 
 
그걸 생각해보니 아 나는 엄청난 우량주구나- 라는 생각과 함께 어깨 으쓱해졌다. 그리고 이렇게 성장하는데(것도 내가 원하는 모습대로) 지금 이순간 행복하지 않을 이유, 감사하지 않을 이유가 정말 없구나 란 생각이 든다.
🇬🇧💫💪 그러니까 신세한탄말고 달려보자고…!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