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로 일기 쓰기 어떻게 시작할까?

영어 공부를 제대로 시작하기 전에 내 꿈은 미드를 자막 없이 보는 것이었고, 세계 어느 나라를 가던지 간에 영어로 사람들과 대화하고 친구가 되는 게 꿈이었다.

 

 

영어 공부를 시작한 지 지금은 모두 그 꿈을 이루었냐고? 80% 이루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영국 워홀 생활을 하면서 만난 유러피안 친구들, 잉글리시 브리티쉬들과 큰 문제없이 영어로 대화를 나누고 텍스트를 하고 술을 마신다. 일하는 곳에서 같이 일하는 동료들과 아침마다 미팅을 하고, 그들과 일하면서 소통을 하고, 랜덤 하게 만나는 다국적의 손님들의 컴플레인을 해결을 하고 옷을 추천해주고 스몰 톡을 나눈다. 

잉글리시 남자 친구와 매일 페이스톡을 하고 남자 친구의 가족들과도 대화를 나눈다. 

 

 

영어는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는 한 가지 도구일 뿐.

 

 

 

하지만 3년이 지난 지금도 미드를 완벽하게 소화해낸다고는 말 못 하겠다. 물론 알아듣는 양과 질적인 단어를 많이 안다고 쳐도, 아직도 들리지 않는 부분은 멈춰 서서 듣고 그 뜻을 찾아보지 않는 이상 무리다. 

그래도 성과가 있는 것은, 미드, 영드, 할리우드 영화들을 한글자막이 아니라 영어자막을 켜고 본다는 것! 요즘은 영어자막을 읽는 거 자체가 귀찮아서 듣는 게 더 익숙하다는 것이 내가 이루어낸 성과이다.

 

 

 

차근차근 계단을 밟듯이 영어를 배운 데에는 "쓰기" 즉 문장 내가 만들어보고 외우는 과정의 공이 가장 컸다.

성인 초보 학습자에게는 "영어 쓰기" 만큼 좋은 학습법은 없다고 장담한다. 

 

 

 

외국어 정복은 시간을 들여 한 계단, 한 계단 올라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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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로 일기 쓰는 거, 그것도 기초가 되어있어야 하는 거 아니야?

 

 

 

이런 물음을 던지시는 분들께는 당연히 기초가 어느 정도 되어있어야 한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앞서 글에 썼다시피, 나는 그래머 인 유즈로 동사가 무엇이고 그 동사가 어느 자리에 있어야 하고, 영어가 한국어와 기본적으로 어떻게 왜 다르며... 등 영어에 대한 기초 배경지식과 그래머(어렵지 않아야 한다. 무조건 베이식!)를 공부한 뒤에 작문 - 영어 일기 쓰기를 공부한 케이스다. 

 

 

다만 내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미드 흘려듣기 공부법, 전화영어로 스피킹 늘리기, 외국인 친구 만나서 영어 하기 등 시중에 넘쳐나는 학습법 말고 느리지만 정직해서 확실한 결과를 보장하는 직접 써보기 학습법을 가장 추천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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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 

 

 

 

#1. 영어를 잘하려면 동사를 이해하는 게 먼저이다!

 

몇 가지 동사들만 알고 있으면 영어의 절반은 이해 한셈!

 

 

 

 영어를 직접 써보기에 앞서서 우리는 영어가 가진 특성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영어는 동사다. 동사만 문법에 맞게 잘 쓰면 절반 이상은 먹고 들어간다. 영어라는 언어가 가지는 동사의 성격을 이해하고 이해한 것을 토대로 연습을 꾸준히 한다면 여러분은 영어를 잘할 수 있다!

 

 

 

영어는 한국어와 어순이 다르다. 주어 그리고 바로 동사의 등장이다. 즉 영어라는 언어는 내가 하고자 하는 어떤 행위부터 먼저 설명해야 하는 언어라는 것이다. 그리고 영어 사용자들은, 이렇게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는 동사들에게 각각의 능력을 주어, 동사의 형태를 다르게 변화시키고 서로 맡은 역할이 겹치지 않도록 했다. 

 

 

 

한국에는 없는 Have + P.P 형태의 시간적 역할을 가진 동사에서부터, 동사를 도와주는 조동사들과, 사전적 의미가 담겨있는 Do 동사들, 자리를 메꾸기 위한 Be 동사들까지... 

한 번이 어렵지, 각 동사들이 문장 내에서 맡은 역할들과 그 쓰임새를 이해하기만 하면 그다음부터는 퍼즐 맞추듯 어순에 맞추어 순서를 배치하기만 하면 된다. 

 

 

 

 

#2. 동사의 현재형부터 공부하기.

 영어 초보 학습자들이 중점을 두어 공부해야 할 동사는 단연 Be 동사와 Do 동사이다. 

 

 

 

Be 동사는 (am, are, is,) 이들이 가지는 사전적 의미는 없지만 동사의 자리를 채우고자 존재하는 동사이다. 그리고 Be 동사는 주어가 어떤 모습이냐에 따라 변하는 특징이 있다. 예를 들어, 주어가 I 일 경우에 Be 동사는 am이라는 모습을 띄운다. 반대로 주어가 You, We 일 때에는 Are이라는 모습을 가지게 된다. 

 

 

 

 Do 동사는 (Play, Eat, Teach) 동사 자체적으로 사전적인 의미를 가지고 행동 그 자체를 묘사한다. 

동시에 Be 동사와 마찬가지로 주어가 변하면 Do동사의 모습도 조금씩 변형이 된다. 예를 들어, 주어가 I 일 경우에는 I play ~ 이지만, 주어가 She/He 일 경우에는 She/He plays ~ 로 동사 뒤에 S나 때에 따라서 es를 붙임으로써 주어와 알맞은 동사의 모습이 퍼즐처럼 일치해야 한다. 

 

 

 

그리고 동사에게 의미를 부여하고 옆에서 도와주는 역할을 하는 조동사(Should, Can, Will, Must) 들이 있다.

 

 

 

이렇게 동사들이 가진 역할들의 차이점을 인지하고, 가장 많이 쓰이는 단순 Do 동사들과 조동사 몇 가지만 암기하고 나면 여러분들이 만들 수 있는 문장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게 된다. 

 

 

동사와 주어의 짝짓기만 올바르게 해줘도 절반은 성공이다.

 

 

 

예를 들어 Be 동사 모두를 학습했고, Do 동사 중 (Play, Watch, Eat, Like, Want : 총 다섯 가지) , 그리고 조동사(Should, Can: 총 두 가지) 들을 안다고 가정해보자. 

 

 

 

그렇다면 당신이 작문할 수 있는 영어문장의 개수는 엄청나게 많아진다. 

 

 

I am a girl, I like food. 

We are family, We watch the TV. 

He is my son, He plays the tennies.

You can play baseball. 

I can play the pia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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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내가 만들어낸 문장들의 형태를 보면 모두 현재형이다. 동사들이 시간의 역할을 가지고 있지 않은 형태이다.

여기에 조금 더 진도를 나가서 시간별로 변하는 동사의 모습까지 공부하면 더욱 디테일하고 의미가 풍부한 문장들을 만들어 낼 수 있다. 

 

 

 

#3. 동사는 시간에 따라 모양이 바뀐다. 

 영어라는 언어는 한국어와 다르게 시간적 개념을 매우 중요시 여긴다. 예를 들면 여러분이 지금 식사를 하고 있고 친구가 지금 뭐해?라고 물어보는 장면을 상상해보자. 그리고 당신이 응 밥 먹어.라고 대답했다고 쳐보자. 상대방은 당연히 당신이 밥을 먹고 있는 중, 즉 어떤 한 행위를 하고 있는 중이라는 것을 알아차린다. 한국어에서는 굳이 "응 나 밥 먹고 있는 중이야"라고 하지 않아도 상대방이 알아듣는다는 것이다. 

 

 

 

반면에 영어는 동사에 시간 설명을 할 수 있게 역할을 주었고, 영어 사용자들끼리는 그 약속을 무슨 일이 있어도 꼭 지키게끔 했다. 

예를 들어 What do you do?(무슨 일 하세요?)와 What are you doing?(지금 뭐해?)이라는 이 두 문장은 동사의 모양만 바뀌었을 뿐인데 100% 완전히 다른 의미를 가지게 된다. 영어에서는 동사에 너무나 중요한 역할들을 부여했기 때문에, 우리는 그 약속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꼭 지켜야만 한다. 

 

 

 

이런 약속들을 우리는 '문법'이라고 부른다. 

같은 언어를 쓰는 사람들끼리 정해놓은 약속, 영어 사용자가 만들어놓은 약속들을 파악하고, 그 약속들을 영어 사용자들끼리는 꼭 지켜야 한다. 한국인 성인 초보 학습자가 가장 이해하기 어려워하고 난해하게 생각되는 지점이 이 부분이라고 생각된다. 한국어로 말을 할 때는 지켜도 그만, 안 지켜도 그만, 상대방이 찰떡같이 알아듣는 게 한국어 사용자들끼리의 암묵적인 약속이었다면, 영어에서는 반드시 지켜야만 하는 약속이기 때문이다.

 

 

 

초보 학습자들은 현재형 동사에 최대한 집중하는 것이 좋다. 

현재형 동사를 이용해 문장을 최대한 다양하고 반복적으로 써본다. 그 후에는 현재 진행형 동사를 공부하고, 그다음에는 과거형 동사를 공부해서 조금씩 늘려나가는 방식이 좋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현재형 동사를 이용해 문장을 써볼 때 꼭 질릴 정도로 써보고 툭 치면 탁 하고 나올 정도로 연습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현재 진행형 동사를 공부할 때 헷갈리게 되고, 그게 쌓이다 보면 각 동사 간의 개념이 제대로 잡히지 않아 결국엔 다시 공부를 해야 한다. 

 

 

 

 

#4. 초보자에겐 연습만이 살길이다. 

 

 성인 영어 초보 학습자는 하루에 한 시간씩만 해서 영어 초보탈출 절대 할 수 없다.

하루 3시간씩 매일매일 해야 초보는 가장 극적인 효과를 볼 수 있다. 

 

 

초보자들에게 질 높은 강의는 사치일 뿐이다. 무조건 양으로 승부해야 한다. 

 

 

 

초보자는 어려운 뉴스나 신문, 아카데믹한 단어들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전혀 없다. 무조건 쉬운 문장들을 최대한 많이 만들어내야 한다. 그리고 그 문장들을 손에 익을 정도로 써보어야 하고, 그것들을 토대로 입에 착착 달라붙을 때까지 소리를 직접 만들어내 보아야 한다. 

 

 

 

나는 중학교 1학년 수준의 작문 책 세 권을 사다 놓고 작문을 했다. 한국어로 써져있는 간단한 문장들을 영어로 작문한 후 답지와 맞춰보고 써보고 맞춰보는 과정을 한 후에 영어일기를 첨삭받았다. 영어일기를 쓰는 것은 수동적으로 작문을 하는 것과 또 다른 세상이었다. 

 

 

 

내가 오늘 하루 있었던 일들을 내가 아는 지식 안에서 써 내려가야만 한다. 처음에는 글자 수가 미치지 않아 너무 짧은 일기만을 쓸 수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내가 쓸 수 있는 글자 수는 금세 늘어나서 글자 수를 늘려 첨삭을 받아야 했다.  

 

 

 

성인 초보 학습자는 자신이 한국어 어휘와 영어 어휘가 같은 선상에 있다고 절대로 착각하면 안 된다. 착각을 하게 되는 순간, 그 학습자는 전의를 상실해버린다. 나는 한국어로 이만큼을 쓸 수 있는데, 왜 영어는 안되지? 아 영어는 너무 어려운 언어인가 보다. 하고 말이다. 당신은 한국어로 갓난아이 시절부터 현재 나이까지 노출되어왔고 소리를 듣고 글을 써왔다. 하지만 영어는 그렇게 노출되어 본 적이 없다. 해봤자 시험 준비를 하느라 외운 시험용 단어와 객관식 지문 몇백 개를 읽어봤을 뿐이다. 그렇게 노출시간부터가 상대가 안 되는 그 둘을 같은 선상에 있다고 생각하면 정말 큰 오산이고 착각이다. 

 

 

 

그러니까 한국어 레벨의 질 높은 단어나 문장들을 써보려고 하지 말고, 쉽고 심플한 문장들을 최대한 많이 써봐야 한다. 쉽고 많이 쓰다 보면 그 쉬운 문장들이 입에 물리고 질려서 학습자가 다음 레벨의 단어들과 문장들을 스스로 찾아 공부하기 시작한다. 그때가 되면 당신은 더 이상 초보 학습자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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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어 학습에 요령이나 지름길은 없다. 

 

 

나는 아직까지도 영어를 탐구하고 공부한다.  미드를 보면서, 남자 친구와 대화를 하면서, 기사를 읽으면서, 채용 고고를 읽으면서, 온라인 쇼핑을 하면서 말이다. 

새로운 단어를 주워듣고 구글링을 해보고, 네이티브에게 직접 물어보고 기억하려 노력하고 적절한 때가 왔을 때 써보려고 노력한다. 

 

 

 

그러다 보면 3개월 전 나의 영어와 다르게 달라져있는 나를 볼 수 있다. 3개월, 6개월, 1년 시간의 결이 정직하게 쌓여 지금의 나를 만든다. 영어는 목적지가 없는 길을 계속해서 꾸준히 걷는 것과 다름없다. 언어에는 이곳이 종착역이다!라는 끝이 없는 학문이기 때문이다. 

 

 

 

매일, 신조어가 생기고, 유행어가 사라졌다가 없어진다. 조선시대에는 썼었던 말들은 현대에는 더 이상 쓰지 않고 중세시대 때 쓰는 영어들을 현대 영어 사용자들은 사용하지 않는 것처럼 언어에는 우리가 도달해야 할 정해놓은 목적지가 없다. 

그러니까 지치지 말고 느리지만 꾸준하게 영어와 동반자처럼 걸어갔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