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집구매 모기지난항, 영국에서 외국인으로 산다는 것

1. 원래 우리가 사려고 했던 플랏이 중간에 에이전트가 말을 잘못 전달하면서 사지 못하게 되었다
뭐 여기까진 좋다. 똑같은 구조는 아니지만 조금 더 넓은 사이즈의 같은 빌딩의 플랏을 계약하게 되었고 이 혼란스러운 과정을 만들게 해서 미안하다는 의미로 판매자쪽에서 먼저 가격을 낮추어주었다 (5천파운드 낮추어줌)

2. 문제는 모기지! 우리는 영국정부스킴중 하나인 헬프투바이스킴을 이용하려고 했는데 내 비자가 문제가 되더라.
모기지 브로커 왈, 올해 4월부터 스킴 적용 조건이 바뀌어서 결혼한 커플들이 이 스킴을 적용받으려면 두사람 다 모기지 어플리케이션에 이름을 올려야 한다고 한다. 너무 혼란스러워서 구글링도 해보고 주변에 물어보니, 부부가 같이 이름을 안올리고 한명만 올릴경우에, 다른 한쪽이 이 스킴을 이용해서 또 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문제는, 몇몇 은행들은 내 비자 기간이 짧기 때문에 모기지를 안내주려고 한다는것!

그래서 이 스킴을 적용 받으려면 둘다 이름을 올려야 하는데 내 비자를 안받아주는 은행들이 있기 때문에 일이 참 난처해졌다

3. 이 헬프투바이스킴도 참 문제가 많다. 5퍼센트의 현금만 가지고 새 집을 살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지만 까보면 제한이 정말 많다

말 그대로 20퍼센트는 정부의 소유이기 때문에 우리는 서브렛팅을 주어서도 안되고, 벽을 뜯거나 부엌을 통째로 바꾼다거나 하는 큰 구조변화는 허락을 맡고 해야한다. 어차피 할 일도 없지만 ㅋㅋㅋㅋ

이 스킴을 적용받은 사람 외에 다른 사람이 일주일 이상 살아서도 안된다(솔직히 누가 알겠느냐만은..) 그리고 팔 때가 가장 난감하다. 팔 당시의 집 가격의 20퍼센트를 정부가 가져가기 때문이다. 우리가 구매할 당시의 20퍼센트를 정부에게 도로 갚는게 아니라, 팔 때의 20퍼센트를 도로 뱉어내야 하는거라서 높은 가격에 집을 판다고 해도 기뻐할수가 없는것;;;;;

그렇다고 집 값이 떨어지면 좋냐? 당연히 아니다
첫 구매 당시 모기지 금액과 비교해서 집값이 떨어지면 당연히 모기지 금액을 손해보는 것이니…
이러나 저러나 팔 때 얻는 이득은 거의 없다


4. 아무튼 모기지랑 비자에 시달리다보니 자본주의의 냉혹한 면을 봤다고나 할까? 내가 여태까지 정말 순진하게 살았구나를 확실히 깨달았다

특히 한국에서 보낸 20대 시절, 부모님 집에 얹혀 살면서 따박 따박 월급만 받던나…재테크라곤 저축 밖에 몰랐던 무지한 내가 정말 순진하게 느껴졌다

결혼하고 임신을 하고 집을 사는 과정을 거치게 되니 이제야 돈이 어떻게 돌아가는지가 보이고, 뭐가 돈이 될지, 어떻게 살아야 할지 조금 더 선명하게 그려진다

이제라도 눈 떴으니 됬지 싶다

그래서 오늘은 결론은?
돈 많이 벌자! 이고, 돈 없이 외국인 신분으로 외국에서 산다는 건 그렇게 낭만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모두들 탈 조선을 외치는 요즘, 실제로 외국에서 한국보다 더 못한 대접을 받으면서 살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라는 생각도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