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에서 느낀 혼전동거 문화

 

 

유러피안들은 혼전동거에 정말 개방적입니다. 부모님에게서 독립을 시작하는 나이가 어리기도 하고, 독립해 사는 문화가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살인적인 런던의 집세 때문에 커플간의 뜻만 잘 맞는다면 같이 사는 것을 고려하고, 부모님, 친구에게도 알리는 등 혼전동거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이 없습니다. 

 

 

하지만 뼈속까지 보수적인 마인드를 가진 저에게는 죽어도 이해 안 되었던 문화가 바로 혼전동거문화였습니다. 

루크와 연애를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이미 여자친구와 같이 살고 있는 형이 저희 커플에게 동거를 할 의향이 있냐고 물어본 적이 있었는데요, 만약 제가 긍적적이라면 집세도 아낄 겸 넷이서 같이 사는 것 어떻겠냐는 제안이었지요.

저는 그 제안을 듣고 사실...좀 뜨악했습니다. 결혼도 안 한 성인남녀 넷이서 한 집에서 산다고...? 아무리 한 푼이 아쉬워도 그렇지 그건 좀 아니다.라는 부정적인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그렇게 저의 격렬한 반대로 인해 동거계획은 없었던 일로 되었습니다. 그 이후로, 루크도 제가 혼전동거에 있어서는 매우 보수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계기였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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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영국에서 만난 커플들 혹은 루크에게서 들은 커플들 중에는 동거를 하는 커플이 꽤 많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같이 살다가 아이가 생긴 후에서야 결혼을 한 커플도 있었고, 이혼 후 남자 친구와 동거하는 친구, 한번의 결혼후 아이가 있지만 현재의 남자친구와 동거를 하는 친구, 결혼을 전제하에 이년 넘게 동거하는 루크의 쌍둥이 형 커플 등 안정적인 관계에 접어들면 동거를 하는 것이 꽤 일반적입니다. 

 

 

많은 유러피안들이 선 동거 없이 결혼을 바로 결정하는 것이 위험하다고 생각합니다. 

살아보지 않고 어떻게 인생 최대의 이벤트인 결혼을 결정하느냐는 것입니다. 결혼 전 먼저 동거를 해보면 서로의 실제 성격도 알 수 있고, 라이프스타일, 사소한 생활 습관까지 알 수 있으니 모의고사 보듯 미리 살아보는 것이 꼭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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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경제적인 이유도 있습니다. 혼전동거를 하게 되면 집세나 생활비를 절약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런던의 후들후들한 집값을 보면 각자의 싱글룸에서 사느니 돈을 모아 집을 하나 렌트하는 게 더욱 절약하는 길이기 때문에 경제적인 이유로 혼전동거를 택하는 커플도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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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서로가 같은 집에서 살기로 결정하는 것은 유러피안들에게도 빅 스텝입니다. Move in이라고 해서, 서로의 집에 들어간다던지, 같이 살집을 고려한다던지 동거를 결심하는 순간 유러피안 커플들에게는 아 우리가 이제 중요한 길에 와있구나. 우리 서로가 조금 더 중요해졌구나. 이 결정은 내 인생에서 큰 결심이다.라고 생각하는 등, 동거를 섣부르게 결정하는 편은 아닙니다. 

 

 

자 정리해보면, 동거의 주 이유이자 장점은 서로 사랑하는 사이이고, 더 알고 싶은 마음은 크지만 아직 결혼은 시기상조일 때, 집세도 아끼고 서로의 본모습에 대해서도 잘 알고 싶어서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저는 어렸을 때부터 머릿속 깊이 박힌 유교문화 때문일까요? 아니면 너무 독립적인 성격이어서일까요?

혼전동거라고 하면 사실 거부감이 먼저 듭니다. 서로 사랑하는 사이이고, 결혼은 시기상조이면 그냥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면서 알아가는 게 최선의 선택이지 않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결혼이라는 것이 돈도 있어야 하지만 서로의 관계를 책임질 수 있는 정신적인 준비도 되어있어야 하니깐요. 

그런 단계들을 굳이 동거를 한다고 해서 해결이 될 것 같지 않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그리고 경제적인 이유 때문에 동거를 한다? 그건 더더욱 아닌 것 같습니다. 돈이 아쉬우면 집값이 최대한 싼 곳으로 옮겨서 한 푼이라도 아낄 생각을 해야지, 커플이 되어서 돈을 아낀다? 상상이 잘 되지 않는군요. 

 

 

아무튼, 저의 성격 탓도 있고 법적인 근거에 의한 부부로써 가족으로써 한 집에 사는 것을 로망으로 여기는 저에게는 유러피안들의 자유로운 동거문화가 아직은 어렵고 낯설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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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들의 혼전 동거에 대한 생각은 어떤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