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에서 취업하기 - 영국의 이력서에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2018년 6월, 영국에 첫 발을 내 디고 4주간은 적응 겸, 관광 겸 어학원을 다니면서 어학원에서 제공해주는 홈스테이에서 생활을 했다. 그때 나는 워킹홀리데이 비자로 영국엘 갔지만, 한국에서 직장생활을 하면서 모아둔 돈이 조금 넉넉했기에 다른 워홀러보다 안락한 생활을 할 수가 있었다.

 

 

 

4주간의 달콤했던 어학원 생활이 끝남과 동시에 나는 나를 먹여 살려야 했다. 이제부터는 내가 번 돈으로 집세를 내고, 음식을 해 먹어야 했다. 무엇보다도 어학 원식의 일방적인 영어가 아닌 쌍방향의 영어를 일터에서 해야만 했다. 

 

 

 

한인 회사나, 한인식당에서 일을 구하려면 구할 수도 있었겠지만 나는 그러지 않았다. 그때 내가 나에게 했던 약속이 하나 있었다. 영국에 머무는 2년 동안은 죽어도 한인 회사에 가지 않을 것이고, 한국인과 만나지도 않을 것이며, 한국 드라마, 영화 미디어 다 끊고 오직 영어만 쓰고 말하고 들을 것이라고 말이다. 하지만 지난 2년 동안 한국인과 같이 일하기도 했고, 한인 플랏에서 살기도 했으며, 한국인 친구를 소수지만 만들고 그들에게서 많은 도움과 정신적 안정을 얻기도 했다. 

 

 

 

그래서 지난 2년간 내가 일한 곳은,

 

Whittard(https://www.whittard.co.uk/ 영국의 전통있는 다양한 종류의 차를 살 수 있다. 각 종 인스턴트 차, 초콜릿, 커피,영국식 티팟을 살 수 있는 영국 브랜드이다)

Allsaints(https://www.allsaints.co.kr/  질좋은 다양한 가죽들을 이용해 라이더 재킷, 신발, 원피스, 핸드백 등을 파는 영국의 패션 브랜드, 몇 년 전에 한국에도 지점을 내면서 젊은이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Jigsaw(https://www.jigsaw-online.com/ 영국의 전통있는 패션브랜드, 캐쥬얼하고 밝은색상일 이용하는게 특징이고, 주로 20대 후반 이상의 고객층을 대상으로 디자인을 한다.)

HEWI London(https://www.hardlyeverwornit.com/ 구매 후 사용하지 않는 고가 명품브랜드를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플랫폼을 제공하는 영국의 회사이다. 간혹 아예 사용하지도 않은 명품을 저렴한 가격에 득템할 수 있다.)

 

이런 곳들에서 유럽인들 혹은 영국 현지인들과만 일을 했다. 

 

 

나의 첫 직장 위타드!

 

    가죽 브랜드로 유명한 올세인츠!

 

 

영국 내 마지막 직장이자 가장 오래 일했던 직쏘에서 매니저와 동료들과 함께

       

휴이런던오피스에서 인턴을 할 때 있었던 오피스 강아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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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서 일을 구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1. 구직 사이트에 직접 검색해서 어플라이 하기(Indeed, CV-Library, google 직접 검색)

 영국에서 일을 구하고자 하는 모든 워홀러, 학생들, 직장인들이 가장 손쉽고 보편적으로 하는 방법일 것이다. 영국에서 내가 주로 이용했던 사이트는 Indeed(https://www.indeed.co.uk/)였다. 한국으로 치면 사람인 같은 곳이라고 보면 되는데 이 사이트에는 인턴, 파트타이머, 풀타이머, 전문직까지 많은 카테고리의 사람들을 구인한다. 

 

 

 

인디드의 가장 큰 장점은 자신의 CV를 업로드해놓으면 그걸 이용해서 어플라이가 쉽게 가능하다는 것이다. 몇몇 회사에서는 회사 자체 내의 폼을 이용해서 어플라이 해야 하거나, 회사 공식 홈페이지로 이동해서 어플라이 해야 하는 경우가 있지만 대기업을 제외하고 로컬 서비스직은 자신이 업로드해놓은 CV로 어플라이가 가능하다. 

 

 

 

구글링을 잘하는 것은 이젠 선택이 아니라 필수이다. 서비스직이 지겨워 인턴이라도 하고 싶어 미칠 때가 있었다. 서비스직에만 있다 보면 고인물이 된 것 같고, 경력 없는 뜬구름 잡는 일 같고 그럴 때. 

그때 인디드 대신, 구글링으로 인턴, 이-커머스 인턴, 인턴쉽, 패션 이커머스 잡, 웹 디벨로퍼, 디벨로퍼 인턴쉽, 코리안스 피커 등등 키워드를 조금씩 바꿔가며 최대한 많은 공고를 보고 지원했고 실제 인턴쉽 인터뷰를 두 번을 보고 두 번 모두 잡 오퍼를 받아냈다! 

 

 

 

어부가 그물을 최대한 넓게 쳐서 최대한 많은 물고기들을 수확하는 것처럼 경력이 조금 부족하거나 전문직을 찾는 게 아니라면 최대한 많은 그물을 칠 필요가 있다. 그러려면 구글링을 키워드만 바꿔가며 검색하거나, 인디드에서 많은 공고를 접하고 최대한으로 지원을 한다면 그중 한 군데 이상에서는 인터뷰 제의가 올 것이다.

 

 

 

 

#2. 내가 원하는 회사의 공식 홈페이지를 이용해 직접 어플라이 하기

 내가 너무 들어가고 싶은 회사가 콕 집어 있다면 바로 회사 공식 홈페이지에 들어가 베이컨시를 확인하고 어플라이 하는 편이 가장 직접적이며 빠르다. 

이 방법은 대기업에 지원할 때 추천해주고 싶다. 예를 들어, 스타벅스(https://www.starbucksemeacareers.com/en), 프렛 타망제(https://www.pret.co.uk/en-gb/pret-jobs), 유니클로(https://www.fastretailing.com/employment/en/uniqlo/), 버버리(https://burberrycareers.com/), 등 누구나 알만한 대기업들은 대부분 공고 자체를 회사 내 공식 홈페이지에만 올리고 자체 지원자 폼을 제공한다. 

 

 

 

 

직쏘 공식 홈페이지를 가보면 지금 필요한 베이컨시들을 한눈에 볼수있다.

 

 

 

이런 우리가 알만한 대기업들은 지원자가 직접 만든 CV를 받기도 받으나 그 외에 지원자에게 물어보는 질문사항들이 꽤 많다. 아니면 어떤 대기업들은 자체 CV를 아예 받지 않기도 한다. 

그래서 자체 지원자 폼을 작성하는 일 자체가 진 빠지는 일이 될 수 있으니 하루 날 잡고 시간을 들여 정성스럽게 지원하는 편이 좋다. 

 

 

 

 

#3. 직접 발품 팔기.

 2020년에 직접 발품이 웬 말이냐 하시겠지만, 영국 내 로컬 카페라던지 사람이 급한 곳은 아직도 꽤 유효한 방식 중 하나이다. 영국은 서비스직에 일할 사람이 늘 필요한 곳이기 때문에 당신이 학생이거나, 워홀러 혹은 파트타임으로 캐주얼하게 일할 곳을 먼저 찾는다면 직접 발품을 팔아서 매니저에게 CV를 전달하는 것도 방법 중 하나가 될 것이다. 

 

 

 

내가 영국에 처음 가서 인터뷰를 볼 수 있었던 계기도 직접 가게에 가서 내 CV를 전달해주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같은 플랏에 살았던 플랏 메이트 또한 로컬 카페에 붙어있는 원티드 공고를 보고 직접 CV를 전달해주고 바로 다음날 일을 할 수 있었다!

 

 

 

 

 

나 또한 일을 할 때 실제로 내가 일하던 가게에 들어와 나에게 매니저에게 자신의 CV를 전달해주고 싶다고 한 사람들도 여럿 봤다. (하지만 이것은 로컬 카페나 몇몇 로컬 가게에 한한 것일 뿐, 정말 급하지 않는 이상 개인정보보호상의 이유로 회사 홈페이지를 통해 지원을 하라고 하니, 우선은 물어보고 결정할 것.)

 

 

 

 

4. Linked in에 프로필 올려놓기.

 이 방법은 한국에서 갓 건너온 학생들이나 워홀러들에게는 추천하고 싶지 않다. 링크드인은 캐주얼 한 잡이나 파트타이머를 찾는 학생들이나 워홀러보다는 이미 영국에서 대학교를 졸업했고 영국 내에서 프로페셔널한 잡을 찾는 사람들 혹은 영국 내에 경력이 어느 정도 있어서 프로필이 받쳐주는 사람들에게 활용도가 높기 때문이다.  

 

 

 

실제 링크드인에 올라와 있는 내 프로필.

 

 

 

 

링크드인에 자신의 간단한 프로필과 사진, 그리고 경력사항들을 올려놓으면 헤드헌터들에게서 종종 잡을 오퍼 하는 메일을 받을 수 있다. 나 또한 처음 영국에서 일을 시작할 때는 링크드인 프로필이 없었지만, 1년이 지난 후에 영국에서 개발 공부를 시작하게 되면서 링크드인 프로필을 만들 필요성을 느꼈고, 링크드인 프로필을 만들었다. 그리고 실제로 링크드인을 통해 잡 오퍼를 받은 기억이 있다. 

 

 

 

 

 

링크드인에 프로필을 올려놓은 후 잡 리크루터에게서 제안 이메일을 받았다!

 

 

 

링크드인의 핵심은 자신의 프로필을 업로드한 후에도 끊임없이 사람들과 네트워킹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관심업종 헤드헌터들, 실제 일하는 사람들, 회사의 시니어들 등 계속해서 연결고리를 찾아내 네트워킹을 하다 보면 당신의 프로필을 확인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게 될 것이고 잡 오퍼의 기회가 조금 더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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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는 없는 영국이력서만의 특이한 점?!

 

 

영국식 CV를 작성해보거나 공식 홈페이지에서 직접 어플라이를 해 본 사람이라면 영국에는 나이와 사진을 기록하는 칸이 없다는 걸 알 수 있다. 

영국은 관련 경력과 지원동기를 집중적으로 보지, 절대 나이나 생김새로 사람을 거르지 않는다. 내가 마지막으로 일했던 Jigsaw 매장에서도 19살부터 40살 이상까지 정말 다양한 나잇대의 사람들과 일을 했다. 

 

 

 

한 가지 흥미로웠던 점은 몇몇 대기업에서는 나의 인종과 종교를 체크하는 칸이 있다는 것이다. 이건 인종과 종교로 사람을 거르겠다는 뜻이 아니라 소수인종, 소수 종교로 인해 취업시장에서 배제되는 일을 사전에 막고 더 다양한 종교와 인종들을 채용하겠다는 뜻으로 , 당신이 소수인종이라면 되려 베네핏을 볼 수가 있다. 

 

 

 

실제로 회사 내 채용 공고에도 소수 인종이나 소수 종교를 가진 지원자들 모두에게 공평한 기회를 줄 것이며, 그것으로 인한 불합리한 차별을 막을 것이라고 고지가 되어있기도 하다.

 

 

 

그리고 성별을 체크할 수 있는 칸이 있는 것도 흥미로웠는데, 이 성별 체크란에 남, 여 두 가지만 있는 것이 아니라 남, 여, 말하고 싶지 않음 이렇게 세 가지 옵션을 구직자에게 제시하면서 구직자가 원하지 않는다면 굳이 체크하지 않아도 된다는 권리를 준다는 것이 인상 깊었다. 

 

 

 

파트타임으로 일을 할 때, 애초에 자신이 몇 시간 일할 수 있는지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정말 구직자로서는 편한 옵션 중 하나이다. 내가 한국에서 학생이었을 때, 알바를 구하려면 보통 사업주가 제시하는 옵션은 두 가지뿐이다. 평일 월~금 풀타임 혹은 주말 풀타임. 

하지만 영국은 시간제로 계약을 하기 때문에 구직자에게 있어서 시간관리가 용이하다. 기본 8시간을 최저 계약시간으로, 8시간, 16시간, 24시간, 32시간, 40시간(풀타임) 이렇게 옵션을 제시하면서 자신이 일할 수 있는 시간을 선택할 수 있게끔 하는 것이다. 이런 옵션들은 학교 수업에 가야 해서 풀타임으로 일하기 어려운 학생들이나, 평일 시간 중 애매하게 시간이 나는 주부들, 혹은 투잡을 원하는 프리랜서들에게 굉장히 좋은 옵션이라 할 수 있다. 

 

 

 

 

 

 

 

내가 일주일 동안 최대로 일을 할 수 있는 옵션을 선택함과 동시에 자신의 나머지 시간들을 자유롭게 운용할 수가 있다는 점에서 영국의 노동자들이 한국의 노동자들보다 법적인 보호를 받고 있는다고 느꼈다. 산업혁명이 가장 먼저 일어난 나라답게 영국의 노동자들과 기업 간에 관계는 한국보다 수평적이고 합리적이며 노동자들은 그러한 권리를 당연하게 누릴 수 있으니 영국의 잡마켓은 늘 바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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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주변인들에게 영어가 되고 자신만 가진 스킬이나 한국에서 두둑하게 쌓아놓은 경력만 있으면 영국취업을 도전해보라고 권한다. 물론 이 두가지 모두를 충족시키는 일이 매우 드물고 어려운 일이기에 누구나 쉽게 도전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국의 잡마켓은 구직자들에게 있어 너무나 매력적인 시장임이 분명하다. 영국의 잡마켓은 노동자가 먼저 보호를 받는 시스템이 안정적으로 뿌리 내려져 있고, 노동자의 가치를 깎아내리는 소위 "후려치기" 가 없어 자신이 가진 능력만큼 대우를 받을 수 있는 곳이기에 도전할 만한 가치가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