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주 6일, 영국에서의 출산기록과 회복과정

 

" 예정일 : 9월 29일 " 

" 출산일 : 9월 28일 "

 

예정일 딱 하루 전에 나와준 귀여운 아기,

거의 지옥문 입구까지 다녀온 초산모의 출산 기록을 써보려고 한다 

한국이 아닌 영국에서의 출산-회복과정을 통해 느낀 영국만의 출산시스템

 

 

 

 

# 출산일 전날부터 시작된 가진통

27일 저녁부터 가진통이 있기 시작했다

진통의 강도는 생리통 수준이였다

평소 생리통이 심한 편이었기에 이정도야 뭐~ 하면서 견디겠다 싶었다

혹시 몰라 시간을 체크해보니 처음에는 평균 7-8분 간격으로 찾아왔고

시간이 더 지나니 평균 5-6분 간격까지 줄어들었다

 

고통의 패턴은 마치 파도가 치는 것처럼 스르륵 왔다가 스르륵 사라졌다

고통은 아랫배 단전에서부터 스르르 밀려 올라왔다 그러다가 허리 안쪽이 누가 안에서 짓밟는 것처럼 아파왔다

아랫배 부터 시작해 허리 통증으로 끝나는 양상이었다

 

 

아랫배 통증은 생리통과 딱딱하게 뭉치는 느낌이였고 허리는 진짜 말도 못하게 아팠다 

허리 안쪽에 일톤 트럭이 짓밟는 느낌? 이랄까..아니 이 표현도 부족할 정도이다 

 

 

# 가진통인가 진진통인가 어떻게 구별하지?

처음에 가진통을 접했을 때는 아 이제 애 낳으려나? 이게 진진통인가 헷갈렸었다

그런데 이런 생각이 들면 진진통이 절대 절대 절대 아니다

진짜 진통이면 절대 헷갈릴 수가 없다

 

 

진짜 진통이 찾아왔을 때 내가 했던 생각은 이 모든게 내가 죽어야 끝나겠구나 라는 생각이였다...

매우 극단적이고 공포스럽고 폭력적인 생각이 들면 그게 찐 진통입니다 !

 

 

진짜 진통이 찾아왔을 때는 패.닉 그 자체였다

겪어 본적 없는 고통 그 자체여서 몸과 머리 자체가 엄청 놀랐던 것 같다

그리고 그 고통을 없애려고 머리를 벽에다 박았다ㅠㅠㅠㅠㅠㅠㅠ

차라리 자해를 해서 고통의 크기를 작게 만드는게 낫겠다 싶어서...
그정도로 가진통 진진통은 격이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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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진통이란
진진통을 위한 예비 단계라고 보면 된다
고통 정도는 사람마다 다른데 나같은 경우는 조금 심한 생리통에 심한 허리 통증이였고
7-8분이나 5-6분 정도로 찾아왔다
가끔 3-4분이 되기도 했는데 평균적으로는 5분 아래로는 절대 내려가지 않았다
나는 이 가진통만 거의 하루를 겪었다 그래서 더욱 혼란스러웠다

가진통은 한 몇시간 겪고 바로 찐으로 넘어가는 줄 알았는데 하루를 꼬박 잠도 못자고 시달렸으니 말이다

 

 

저처럼 가진통만 하루를 꼬박 하는 사람들도 있으니 조심 또 조심하세요 ! 

(물론 운빨입니다만..)

 

✅ 가진통 진진통 구별 방법
진진통 걸리면 드는 생각 : 그냥 죽는게 낫겠다 싶음 차라리 죽여줘
가진통 걸리면 드는 생각 : 참을만한데? 이게 진진통인가? 아리까리하면 100퍼 가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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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루 종일 가진통에 시달리니 자궁문이 많이 열렸나 싶어서 병원으로 갔지만..

하루를 꼬박 가진통에 시달리니 자궁문이 3센티라도 열렸다 싶어서 미드와이프에게 전화를 해보고

병원에도 전화를 해봤지만 그들의 반응은 무덤덤했다

 

 

진통 주기가 3분 이내로 떨어지면 와야하고,

지금 병원에 와봤자 아마 집으로 돌려보내질것이다 라는 조언.

 

 

그래도 남편과 나는 병원으로 향했다

당시에는 평균 진통 주기가 3-4분대로 떨어져있었기에 진행이 되고 있나 싶어서 병원으로 향했다

 

미드와이프가 배에 자궁수축이 얼마나 되고 있는지 태동은 활발한지 배에 검사기를 붙이고 검사를 해주었다
자궁 수축은 최고 100까지 찍기도 했지만 진통간격이 2-3분 이내로는 줄어들지 않았다

 

첫번째 검사 후에 미드와이프는 내진을 해도 되냐고 물었다
그래서 첫 내진을 했고 이제 막 1센티가 열렸다고 했다

 

그때의 절망감이란 ㅠㅠㅠ

하루종일 진통에 시달렸는데 이제 1cm 열렸다고...?????
그래도 미드와이프는 우리에게 바로 집에 가라곤 하지 않았다 

아마 진행 중 ~ 이라고 판단이 되었는지 검사를 한번만 더 해보고 그때 결과를 보자고 했다 

 

 

그러나

두번째 검사 시에는 첫번째 보다는 진통이 거의 없다 시피 했다

강력한 진통이 몇번 오긴 했지만 첫번째에 비하면 주기도 많이 늘어져있었다

하지만 미드와이프 본인이 보기에는 매우 상황이 애매하다고 집으로 보내지 않겠다고 했다
초산모여서 그런지 전체적인 진행과정이 더뎠던 탓인 것 같다

 

마지막으로 확실히 하기 위해 세번째 검사를 했는데 세번째 검사결과도 두번째와 다를 바가 없었다

찐한 고통이 찾아오긴 하지만 많이 늘어진 주기...

 

그래서 결국 우리는 집으로 되돌려보내졌다 

 

 

# 문제는 퇴원후…..

희한하게 퇴원을 시켜주자 마자 가진통의 레벨을 넘어선 고통이 격렬하게 찾아왔다
허리 쪽으로 밀려오는 말도 못하게 아프고 충격적인 레벨의 고통 때문에 나는 패닉이 되서 울기 시작했다

 

그리고 집에 돌아와서는 욕조에 따뜻한 물을 받고 몸을 릴렉스 해주는게 도움이 된다고 하길래

Bath 를 했는데 전에는 없던 사타구니 통증이 찾아왔다
양 사타구니가 누가 안에서 톱질을 하듯이 아픈 것이었다

지금와 생각해보면 아기 머리가 골반에 안착해서 그런듯 하다
그리고 이때가 바로 진진통의 시작, 진짜 출산이 시작되는 시점이었다 

 

그렇게 배쓰를 마치고 열한시쯤에 잠들었는데 진통때문에 잠을 전혀 잘 수가 없었다

진통 간격을 확인해보니 3분 간격으로 확 내려왔고 주기와 세기는 전에 했던 가진통과는 비교가 되지 않았다 

 

 

 

# 새벽에 다시 병원행 

이 상태에서 병원에 가니 다른 검사 없이 미드와이프가 바로 내진을 해주었다 

 

 

내진 결과 4센티 열렷다고 했다 드디어! ! !

4cm! 

다행이다 싶으면서도 너무 너무 아파서 죽고 싶었다

 

이때는 고통을 경감시키기 위해 에어가스를 주었다 
한국도 주는지 모르겠는데 영국에서는 사센티 이후부터는 에어가스를 들이마시고 내뱉게 한다
근데 이게 정신만 몽롱~하게 만드는거라서 실제 감통엔 별 효과는 없고 속만 울렁거리게 만들더라 

 

# 자연분만실 -> 에피듀럴 분만실로

미드와이프는 나를 분만실로 안내해주었는데 엄청 크고 좋은 방으로 안내해주더라

안에는 큰 욕조풀이 있고 일인실 화장실에 아늑한 조명도 걸려있는 호텔방 분위기 뿜뿜하는 분만실이었다

 

 

알고보니 이곳은 자연분만실이었던것,

사실 나는 에피듀럴을 원했는데 중간에 착오가 있었는지 자연분만실로 안내를 해주었고 

거기서부터 나는 넋이 나갔다

고통이 오면 에어가스를 마시라고 해서 마셨는데

너무 깊게 오래 들이 마셨는지 속이 울렁거려서 구토까지 하고야 말았다 

 

 

그리고 나는 울면서 미드와이프에게 에피듀럴을 달라고 요청했다 

그렇게 자연분만실에서 10분? 정도 있고 ㅋㅋ 바로 에피듀럴용 분만실로 옮겨졌다 

 

 

# 무통주사! 에피듀럴 빨로 버틴 10시간

진진통의 고통이 너무 심하니까 에피듀럴 맞는건 일도 아니더라

두명의 미드와이프가 날 도와주고 주사는 의사가 와서 허리에 놓아주었는데 따끔- 하고 누가 찌른 정도이지 

고통은 1도 못느꼈다 

 

 

에피듀럴을 맞자마자 고통이 싹 사라졌고

에피듀럴 빨로 아기가 내려오는 동안에 물도 마시고 잠도 자면서 기력을 보충했다

 

에피듀럴을 맞고 네시간여가 지낫는데 고작 일센티가 더 열렸다 

 

 

미드와이프왈, 진행이 너무 더디면 아기와 산모 둘다 좋지 않기에

양수를 인위적으로 터트려서 아기를 더 아래로 내려오게 하겠다고 했다

양수를 터트리고도 진행이 가속이 안되면 옥시토신을 투여하겠고도 했다

양수를 터트린 후에도 진행이 별로 안되서 결국엔 옥시토신을 투여했고

아기가 내려오면 내려올 수록 고통은 더욱 심해졌다 

 

 

문제는 옥시토신까지 맞았는데도 진행이 너무 느렸기에 두세시간 안에 10센티가 안열리면 수술을 해야 한다고 했다 

 

 

# 10cm

다행히 십센티가 열렸고 이때부터 지옥문이 시작되었다 

그래도 에피듀럴 약빨이 다리 밑으로 조금 남아있어서

죽을만큼의 고통은 아니엇지만 배 위쪽으로는 진통이 오는게 다 느껴졌다

10센티가 다 열리니 또 토를 했다,

미드와이프 왈 보통 10센티가 다 열리면 몸에 쇼크가 와서 

구토를 하는 사람이 간혹 있다고 했다 매우 자연스러운 상황이라고 침착하게 달래주었다 

 

 

 

# 힘주기

다리에 감각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힘주기를 시작했다

 

 

아랫배 쪽에 진통과 수축이 올 때 힘을 길~~~~~~~~게 주라고 하는데

막상 다리 아래에는 감각이 없으니 

힘을 줘도 뭐가 나오는지 안나오는지는 전혀 느낄 수가 없었다

 

미드와이프가 너무 잘하고 있다고 응원을 해주고 옆에 있는 남편도 아기 머리가 보인다고

계속 힘을 주라고 하는데 솔직히 다리 쪽에는 감각이 없어서

내가 뭘 하고 있는지 잘하고 있는지 진짜 아기는 

내려오고 있는지를 전혀 모르겠다는 거.

 

내가 했던 건

진통이 찾아 올때마다 배꼽을 바라보고 단전에다가

힘을 최대한 길~~~~게 주는 게 다였다

 

 

 

#포셉으로 아기를 꺼내다

머리가 다 보이고 미드와이프가 잘한다 잘한다 하고 잇는데 

막상 내진을 해보니 아기가 옆을 보고 잇는 자세인것이다 ㅠㅠㅠ

 

 

미드와이프 왈,

아기가 계속 이 자세를 유지한다면 자연분만이 불가능 하다고 했다

그리고 아기가 내려오기 까지

이미 시간이 많이 지체되었기 때문에 포셉으로 아기를 직접 꺼내는 걸 하자고 했다 

 

 

그렇게 나는 수술방으로 옮겨지고 전문 수술팀들이 일사분란하게 움직였다
이때부터 나는 아예 제정신 아니였다 

에피듀럴을 하반신 전체에 맞아서 배 아래로는 아무것도 느낄 수 없었고 다리 전체가 심한 쥐에 걸린 느낌이었다

 

 

둘 중 하나는 무조건 죽겠다는 생각을 계속 했고 온몸에 감각이 없다보니 너무 무서웠다 

아기가 나올 때에는 나도 힘을 줘야 한다고 해서 감각은 0이지만 힘을 두번인가 주었더니 

아기 울음소리가 들렸다

 

 

그렇게 세상으로 나온 아기,

4키로의 거대아기 ㅠㅠㅠ

 

 

하반신에는 마취해서 감각이 없지, 수술방은 무섭고, 다들 영어만 쓰니까 

모든게 비 현실적으로 느껴졌다 이때부터 눈물이 주룩주룩 났고 고통은 다 끝났구나 + 다행이다 라는 생각과 함께 

거의 정신을 반쯤 잃어갔다 

 

 

아래에서는 내 회음부를 꼬매고 후처치를 했지만 나는 전혀 느끼지 못했고 

후 처치 후 병실로 옮겨졌는데 이때부터는 기억이 거의 없다

온몸이 부들부들 떨리고 너무너무너무 추워서 계속 춥다고 한 것 밖에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 수술 후 나 홀로 회복실에

몇시간 후 눈을 떠보니 나는 어두운 병실에 나와 애기 이렇게 단 둘만 잇더라;;;;;;;;

약기운이 가시지 않은 상태라 아직도 꿈이라고 생각이 되었고 

게다가 한국이 아니다 보니까 더더욱이나 현실 같지가 않았다

 

 

미드와이프가 와서 괜찮냐고 하길래 여기는 어디고 너는 누구냐 하면서 엄청 어눌하고 느리게 질문을 했다
미드와이프는 수술은 잘 끝났고 나는 회복실에 와있으며 곧 괜찮아질거다 라고 해주고

뭐 먹고 싶냐고 해서 토스트도 가져다주었다

 

한참을 상황파악 하려고 두리번 두리번 댔는데도 도저히 정신이 안깨어지더라...

진짜 약기운이 무서운게 정신이 엄청 몽롱 하고 현재가 계속 반복되는 느낌이 들었다

인셉션처럼 꿈속의 꿈속의 꿈에 있는 느낌이랄까?

 

미드와이프가 와서 아기 젖먹일수 있겠냐고 햇는데 아니라고 했더니

미드와이프가 나 대신 주사기에 젖을 짜주고 나 대신 아기에게 먹여줬다

 

아침 여섯시쯤 되서야 정신이 천천히 돌아왔고

미드와이프 도움으로 처음으로 아기를 만지고 모유를 먹였다

다행히도 시간이 지날수록 정신이 멀쩡해졌고 아침 열시쯤에는 방문객이 올수 있어서 남편이 찾아왔다

 

# 산후 조리원 없는 영국, 다음날 퇴원?! 

회음부가 너무 아팠고 밑이 빠지는 고통이 있었다

진통제(파라세타몰과 몰핀 ) 를 줘서 먹었지만 그래도 아픔이 가시질 않았다 

영국은 한국처럼 따로 산후조리원이 없기 때문에 제왕절개를 하지 않는 이상 

분만 후 다음날이면 바로 퇴원이 가능하다 

 

 

한국에서 최근에 분만한 친구에게 말해주니 놀래 자빠지더라 

그럴만도...ㅋㅋㅋㅋㅋㅋㅋ

 

 

하루 입원해있는 동안 미드와이프가 전적으로 모든 것을 도와줬다 

아프면 무슨 약을 먹어야 하는지, 어떻게 모유수유 하는지, 기저귀는 어떻게 가는 지 등등 

사소한 질문들이었지만 친절하고 스윗해서 영국의 미드와이프들에게 신뢰감이 팍팍 갔다 

 

 

출산 후 아기와 나 모두에게 특별한 이상이 없으면 바로 퇴원을 할 수 있다! 

세상에 나온지 이틀만에 카시트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는 아기와 나,

 

 

# 산후조리원 꼭 필요한건가? 

동양인은 신체구조가 달라서 산후조리가 꼭 필요하다! 라고 하는 사람도 있지만....글쎄올시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나는 한국인중에서도 체력도 약하고 키도 작고 왜소한 스타일이다 

게다가 아기는 4kg 의 우량아였고....

내 키와 몸무게가 155에 45키로라는 점을 고려하면 엄청난 아기인거다 ㅠㅠ

그런 내가 바로 다음날 특별한 후관리 없이 퇴원을 했고 3일째 되는 날에는 따뜻한 물로 샤워도 했다 

(우리 엄마에게 말하면 놀래 자빠지지만...) 

 

 

아무튼, 꼭 동양인이라고 해서 산후조리가 특별하게 필요한 것도 아니고 

서양인이기 때문에 산후조리가 필요없다는 건 아닌 것 같다 

그건 각자 컨디션에 따라 다른 것 같으니 말이다 

 

 

 

다음 포스팅에서는 남편과 내가 하는 단 둘이서 하는 육아에서 남편의 도움이 얼마나 필요한지에 대해 

올려보도록 하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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