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남자친구는 옐로우피버였을까? (옐로우/아시안피버에 대한 내 견해)

지금의 남자 친구와 연애를 시작하기 전, 런던 생활을 시작하고 영국인, 유러피안들과 썸을 탈 때 가장 두려웠던 점이 아시안 피버, 아시안페티쉬즘, 옐로 피버 뭐 이런 것들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인터넷에 만연해 있는 근거 없는 루머, 혹은 출처가 불분명한 썰들 때문이었다. 

아시안 여자만 밝히는 백인 남자들이 많다더라. 그리고 그걸 알고 되려 노리고 접근하는 한국 여자들도 많다더라. 해외생활(특히 워홀러들 중에서는 잘못 걸리면 큰일이다.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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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전히 내 경험에 의해서만 말한다면 아시안 문화에 관심 있는 남자들은

대체로 아시안 여성을 '선호' 하는 경향을 보였다.

 

 

나와 썸이 있었던 영국인 두 명이 그랬는데 그중 한 명은 런던에 한국 친구들이 많았고 한국 여행, 일본 여행을 다녀오면서 한/중/일 문화 자체에 관심이 많았다. 그리고 데이트를 하는 여성들도 거의 한국, 중국 여자들이었다.

그래서 그 이유를 물어봤더니 특정 페티시즘이라기보다는 아시아 문화에 순수하게 관심이 많아서,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그 나라의 여성에 대한 선호도가 생겨서.라고 답했다.

 

 

내게 관심을 보였던 영국남자들은 한국여자뿐아니라 한국문화에 대한 관심이 더 컸다. 

 

다른 영국 남자도 같은 이유였다. 어릴 때 중국에서 살다온 이 남자의 답변은 이러했다. 

자신은 특정 인종을 좋아하지는 않는다. 다만 같은 나라, 같은 인종의 영국여자들은 좀 재미가 없다. 지루하고 영국 여자들이 생각하는 사고방식이 별로 맘에 들지 않는다고 했다. 그래서 타 국가, 외국인에 대한 환상 혹은 호기심이 있는 것 같아보였다. 

 

 

아시아 문화에 대한 호기심이 기본으로 깔려있는 이 서양남자들은 한국인인 나를 보면 다른 사람보다 더 관심이 가고, 대화를 하고 싶어한다. 그러다 보니 친구의감정이던, 이성적 감정이던, 호감이 자연스럽게 생기면서 연인관계로 발전할 가능성도 가지게 된다.

이는 꼭 내가 '한국 여자' 여서 받는 부적절한 섹슈얼한 관심이 아니라, 문화적 호기심을 기반으로 한 감정의 변화랄까?라는 게 내 생각이다.

 

 

 

반대로 나와 가장 오랜 기간 데이트를 했던 이탈리안 남자는 한국에 대한 지식이 전무했다. 되려 무시하는 경향이 컸다. 그럴 때마다 나는 차라리 한국문화에 관심이 많은 사람을 만나는 게 낫겠다라는 생각을 했다. 문화를 존중하고 관심이 있으면 적어도 친구로라도 남을 수 있을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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틴더 프로필을 만들 때 결심했던 것이 하나 있다. 애초에 한국문화에 관심이 있고, 기초지식이 있는 사람을 만나자는 것이었다. 

한국문화에 관심이 있던 영국인들과 아예 관심이 없고 어디 있는 줄도 몰랐던 남자를 겪어보니, 후자와 대화를 이어나가기가 생각보다 어렵더라. 처음에는 관심이 있어 데이트를 하다가도 문화적 차이를 겪는 순간이 오면 차이를 좁혀나가기가 쉽지않다. 라는게 내 생각이었다. 

 

 

현재의 남자 친구는 내가 공식적으로는 두 번째 아시안 여자 친구이다. 그의 첫 번째 공식 여자 친구는 같은 학교를 다녔던 중국인이었다고 한다. 사실 엑스를 만나기 전까지는 아시아 문화에 대해 무지했을뿐더러 한국이 어디에 있는 줄도 몰랐다고 한다. 루크가 한국의 존재감을 느끼게 된 건 강남스타일 이후라고 했다. (강남스타일이 유럽을 그 정도로 강타한 줄을 몰랐다...)

 

 

페이스북 마크주커버그의 아내는 중국계 미국인이다.

 

엑스를 만나기 전까지는 자신은 영국인들에게만 둘러싸여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엑스를 만나서 처음으로 중국문화와 더불어 한국문화도 알게 되었다고 한다(그 이유는 엑스가 한국문화에 관심이 매우 많았다고 함)

그리고 영국아닌, 유러피안아닌 동양문화를 접하고 배우는 것이 상당히 흥미롭고 재밌었다고 한다. 

 

 

더 흥미로웠던 것은 루크의 쌍둥이 형인데, 루크가 당시 전 여자 친구와 사귈 때 루크의 쌍둥이 형은 여자 친구가 없었다고 한다. 그래서 전 여자 친구가 데이팅 앱을 소개해주었다고 한다(런던에 사는 중국인, 아시아 여성들이 쓰는 데이트 앱이라고 함)그리고 거기서 현재의 여자 친구(홍콩-영국인)를 만나게 된다. 

 

 

루크와 데이트 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그의 집을 방문했는데 루크와 똑같은 얼굴을 한 형과, 그의 여자 친구(홍콩 사람)를 만났을 때 나는 너무 소름이 돋았다. 시간이 좀 지났으니 익숙해진 거지, 그때는 정말 쌍둥이가 쌍으로 무슨 아시아 여성만 노리는 변태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루크에게 아주 직설적으로 너 아시안 여자들만 만나는 그런 특정 페티시즘 있니? 아시안 피버? 같은..? 형제 둘 다 여자 친구가 아시안이고, 보기 이상했어.라고 하니 루크는 이렇게 대답했다. 

 

 

 나를 처음 봤을 때 좋았던 건 나여서 좋았던 거지.

내가 한국인이어서 아시안 여성이어서 좋았던 것은 아니야.

네가 한국인이라는 사실은 너의 일부이지, 단지 그 이유로 호감이 생긴 건 아니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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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 피버, 옐로 피버? 솔직히 정의하기 나름인 것 같다. 

단순히, 아시안 여성만 좋아하는 백인 남자. 아시안 여성 하고만 연애하는 외국인 남자.라고만 정의를 둔다면, 내 경우는 아시안 여성에 대해 변태적인 성향을 가진 남자 친구를 둔 셈이 된다.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만약에 그렇다면 어떻게 1년이 넘는 시간을 연애를 하고, 결혼을 앞둘 수가 있겠나. 

 

 

내 생각에 루크는 아시아에 대한 변태적인 성향보다도 문화적 차이에서 오는 다름을 좋아하는 호기심이 많은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다. 나 또한 그렇고. 

 

 

국제 연애의 장점은 한국사람 하고만 연애를 했을 때, 혹은 영국 사람 하고만 연애를 했을 때는 느낄 수 없는 흥미진진함이랄까? 뻔하지 않은, 진부하지 않은 연애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루크나 나나 그런 문화적 모험심이 많은 성향의 사람이었기에 애초에 연애를 시작할 수 있었던 것 같기도 하고, 그 후는 무엇보다도 서로의 성격이 서로에게 잘 맞으니 연애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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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서 그런 남자가 있다고는 하더라~라는 썰은 나도 많이 들었다. 

아시안 여성에 대한 특정,  왜곡된 환상을 품고 잠자리만 어떻게 해보려는 외국인 남자. 혹은 아시안 여성과의 잠자리는 쉽다. 그래서 꼬시기 쉽다.라는 잘못된 믿음을 가진 외국인 남자들 말이다. 

 

 

본인이 상대방의 접근의도가 불순하게 느껴진다면 대놓고 물어보고 피하자

 

 

만약 그런 남자들을 만난다면 본인 스스로의 현명한 판단이 필요한데

내가 했던 것처럼 불쾌한 감정이 느껴지면 대놓고 물어보는 것이 가장 좋다.

그리고 똥은 빨리 피하는게 상책이다. 

 

 

국제연애, 쉬운 듯 보이지만 쉽지 않은 길이다. 문화적, 언어적 차이뿐 아니라 넘어야 할 산이 보통의 커플보다 몇 배로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람이다라는 확신이 든다면 묵묵히 국제연애의 길을 가시길. 피-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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